[서평] 절대정의

2019.07.07

절대적인 정의라는 것이 있을까. 그리고 ‘정의’가 꼭 선과 일치할까. 노리코는 그야말로 정의의 화신이다. 그녀에게는 정의 이외의 가치는 중요치 않다. 우정, 연민 등의 가치 혹은 감정은 정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희생되어도 상관없다. 정의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노리코 때문에 위기를 맞이하게 된 네 명의 친구들은 결국 노리코를 죽이게 된다.

노리코가 추구한 정의의 기준은 법이었다. 그녀에게는 법이 최고의 정의이다. 그래서 폐건물을 ‘불법’점거하던 노숙자들을 최선을 다해 몰아냈고 쫓겨난 노숙자들은 다리 밑에서 얼어죽었다. 국가의 모든 법들은 헌법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리고 그 헌법을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정신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고 사랑이다. 그럼 앞의 노숙자 문제처럼 법대로 집행했을 때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곤경을 처하게 되는 상황에서 철저하게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정의인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없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리코의 정의에 ‘인간’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법으로 표현된 정의의 목표는 모든 인간이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법은 이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노리코는 수단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것의 존재 이유를 망각했다.

이 책은 4명의 친구가 노리코의 정의에 대한 집착 때문에 위기를 맞는 과정을 각각 4개의 챕터로 나누어 병렬적으로 서술했다. 그런데 솔직히 제일 처음 나오는 가즈키의 이야기를 읽고나서는 다른 챕터는 흥미가 가지 않았다. 같은 내용이 형태만 달리해서 나올게 뻔했기 때문에. 그래서 나머지 3명의 이야기는 대충 훑듯이 읽고 친구들이 노리코를 죽이게되는 과정과 이후 초대장을 받고 초대 장소로 가고 경찰에 체포되는 부분들만 읽었다.